2013년 12월 28일 토요일

모토 X의 액티브 디스플레이와 개인 비서로서의 전화기

모토로라에서 만든 새 전화기 모토 X가 생겼다. 예전에 쓰던 갤럭시 넥서스와 비교해서 몇가지 차이전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active display와 touchless control이다.

꺼져있는 전화기 화면에 수시로 시계와 자물쇠 그림이 나와서 설정 해제해야겠다 싶어서 찾아보면서 알게되었다.  설정 해제하려던 의도와는 반대로, 생각보다 이 기능이 쓸모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내가 전화기를 필요로할 때 마다 액티브 디스플레이가 동작한다. 즉 시계 보려고 주머니에서 꺼내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책상이나 소파 위에 던져놨다가 손을 뻗쳐도 신통하게도 이 화면이 켜진다.

그 외에 화면이 꺼져있는 상태에서 말로 "오케이 구글 나우"라고 하면 화면이 켜지면서 명령이나 검색을 할 수 있는 touchless control이라는 기능도 있다.  사실 손대지 않고 말로 할 수 있다는 이 기능은 홍보물을 통해 본 기억이 있는데, 그 때는 그냥 그렇고 그런 (삼성전자에서) 흔히 물건 팔기위해 홍보하는 쓸모없는 사치스런 기능이려니 생각했었다.

버튼 한 번 누르는 것을 생략한다는 것이 별거 아닌 듯 하지만, 소소한 편리함을 주기도 하려니와,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전화기가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프라이버시에 대해서 민감한 사람이라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스마트폰이 언제나 나를 위해 대기하고 있구나 싶어 긍정적이다.

얼마 전에 테크크런치에 구글이 지향하는 바는 개인 비서라고 말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http://techcrunch.com/2013/12/25/google-wants-to-build-the-ultimate-personal-assistant/, 위 두 기능(active display, touchless control)은 개인 비서 역할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느낌을 준다.


2013년 12월 7일 토요일

시간 중심의 근무와 성과 중심의 근무

오래전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 회사는 철저하게 시간 단위로 직원들의 근무를 관리했다. 담배 피우러 나가는 시간도 아이디 카드로 기록했고, 화장실이나 건물 층계에 너무 오래 있으면 전화가 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공식적인? 이유는 돌연사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들었지만 사무실에서 이탈한 시간을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는 했다)  야근은 2시간 단위로 5000원인가를 지불했는데, 내 시간당 생산성이 2500원 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참 우울했다. 모든 것을 시스템화해서 시간으로 관리하니 당연히 나의 반응도 시간 개념일수 밖에 없었고, 그 시스템의 규칙만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게 느껴졌다.

그 당시 출근 시간은 8:30이었다. 잠실역에서 막차 출근 버스를 타면 수원 사업장에 도착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업무 시작 시간까지 제법 시간이 남았다 - 출근 버스를 운행하는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지각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훨씬 일찍 운행했을텐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분의 시간이 참 아까웠다. 이 시간에 블로그 글들과 신문 기사들을 여러 개의 탭으로 열어 놓았다. 이유는 근무 시간부터는 비업무 웹사이트 방문을 모두 기록 관리했기 때문. 미리 열어 놓아 두면 업무 시간에 비업무 사이트 방문 횟수가 올라가지 않을 것 같았다. 적어도 웹페이지를 닫는 것을 잊었다고 변명할 수는 있으니까. 그리고 업무시간에 그 글들을 읽고는 했다. 

외국계 회사로 옮기고도 꽤 오랫 동안 나는 시간 단위로 일하는 사고 방식에서 잘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나는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관행을 잘 지키는 편이다. 그 이하로 일하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할까.

오늘은 저녁 퇴근할 즈음에 반차 휴가를 내고 나왔다. 사무실에는 8시간 이상 있었는데, 사적인 일 처리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실질적인 업무 시간은 반 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 양심적으로 떳떳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는 성과 위주로 평가되는 회사인지라 근무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근무 시간당 성과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면 능력있는 사람으로 빛나 보인다고 할까. 그러니 회사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뭔가 진척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왠지 무능력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미국 회사가 모두 성과 중심은 아닌 듯 싶다. 고객으로부터 시간당 수임을 받는다거나, 업종이 오래된 경우 시간 중심으로 근무하는 곳도 많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