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20% 프로젝트

20%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려고 할 때는, 어떻게 진행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 매니저에게 제안하고, 결재받고, 공식 등록해야 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매니저의 반응은 언제나 '20%는 너의 고유 권리이니 알아서 해' 분위기였고, 이제는 그냥 조용히 나 혼자 알아서 진행한다.

1년에 1달 가량을 몰아서 20% 일을 해본적도 있지만, 다소 특수한 상황이었고 매니저가 원한는 일이 아니라면 그다지 좋은 시간 배분 방법은 아닌 듯 하다.  우리 회사 근무 시간은 하루 8시간이라는 규정이 있다는 말도 듣기는 했는데, 찾아 본적은 없고 아무도 근무 시간에 대해서 까다롭게 신경쓰는 것 같지는 않지만, 10년 넘게 한국 회사에서 일해서인지 중간 식사/휴식 시간 제외하고 8시간 이상 일하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주 5일 근무하니까 20%는 8시간에 해당하는데, 매일 20%, 1.6시간 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짧고, 일주일에 하루 날 잡아 8시간 일하면 80% 프로젝트 팀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20% 일에는 1주일이라는 중간 공백이 너무 길어지게 된다. 그래서 보통은 하루 4시간 정도(오전이나 오후)를 이틀에 걸쳐서 일하고는 한다. 그런데 보통은 20%로 하는 일은 내가 아이디어 내고 정말 해보고 싶어서 하는 일인지라 주 8시간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다. 그렇다고 80% 시간을 줄일 수는 없고, 결국 밤에, 주말에 이어서 20%일을 더 하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 프로젝트의 역할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발굴 방법으로 언급하는 글을 많이 보게 된다. 20%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공식 80% 프로젝트 팀으로 진행한 적도 있고, 80% 일에 자잘하게 기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당연히 맞는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지난 6년간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20% 프로젝트의 의미는 내 아이디어에 대한 애정을 기초로 엔지니어링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역할이 가장 컸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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